의료칼럼

아이 검진서 ‘단백뇨’가 나왔어요

작성일 : 2024-08-13 조회 : 947

박세진 (창원한마음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근 학교 건강검진에서 시행하는 소변검사에서 혈뇨나 단백뇨가 나와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 

건강검진 결과에 신장질환이 의심되어 정밀검사 받기를 권고하기 때문이다.


단백뇨(proteinuria)란 말 그대로 소변에 단백질이 나오는 것이다. 

정상 신장은 물과 노폐물을 배설하고 적혈구, 백혈구, 단백질, 면역글로불린 등의 물질은 혈액 내에 남도록 한다. 

그런데 신장에 있는 사구체나 세뇨관에 손상이 생기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와 단백뇨가 발생하는 것이다. 

즉, 단백뇨가 있다는 것은 신장에 손상이 있다는 것을 암시할 수 있는 것이다.


단백뇨는 신장은 건강하지만, 단백뇨가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비병적(非病的) 단백뇨와 신장에 질환이 있는 병적(病的)인 단백뇨로 나눌 수 있다. 

증상이 없는 단백뇨를 ‘고립성 단백뇨’ 또는 ‘단독 단백뇨’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일과성 단백뇨’와 ‘기립성 단백뇨’가 있다. 


일과성 단백뇨는 신장에 이상은 없지만 심한 운동, 발열, 탈수, 감기, 스트레스 등으로 일시적으로 단백뇨가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신장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기에 원인 제거 시 단백뇨는 사라진다. 

그리고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장시간 오래 서 있거나 낮에 활발히 활동하는 동안에 단백뇨가 나오지만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단백뇨가 나오지 않는데 이를 기립성 단백뇨라고 한다. 

립성 단백뇨는 단독 단백뇨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므로 학령기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 단독 단백뇨의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감별해야 한다. 

기립성 단백뇨로 진단하려면 활동하는 낮 동안의 소변 단백량과 취침 후 아침 첫 소변 단백량을 측정하면 되며, 예후는 양호하다.


만약 단백뇨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지속성 단백뇨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 

지속성 단백뇨는 누운 상태와 기립 상태에서 모두 단백뇨가 나오며 보통 하루 소변 단백량은 2g 이하이다. 

지속성 단백뇨의 원인으로는 원발성 사구체 질환인 경우가 많다. 


소변 단백질량이 하루 1g 이상 나오거나 단백뇨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추적검사 중 혈뇨, 고혈압, 질소혈증 등 신질환이 의심되는 소견이 나타나면 

사구체 질환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신생검(kidney biopsy)이 필요할 수 있다.


참고로 단백뇨 검사는 주로 소변 딥스틱 검사(urine dipstick test)로 한다. 

이 검사는 음전하를 띠는 단백질(알부민)과 반응하는 딥스틱 막대봉에 있는 화학 시약의 상호작용에 따른 색의 변화로 진단하는 원리이다. 

소변 딥스틱 검사는 정성분석에 의한 단백뇨 측정 방법이며 지속해서 단백뇨가 나올 때는 더욱 정확한 정량적 검사를 해야 한다. 

24시간 요단백을 측정하여 4mg/㎡/hr 이하이면 정상이나 4~40mg/㎡/hr 나오면 

비정상적인 단백뇨가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단백뇨가 40㎎/㎡/hr 이상이면 신증후군 범위의 단백뇨라고 하며 이는 매우 심한 단백뇨라고 할 수 있다. 

소변검사는 소변 농도에 영향을 받으므로 이른 아침 첫 소변으로 검사하는 것이 정확하다.


단백뇨의 양이 많을수록 또 장기간 지속될수록 신장 기능은 빨리 저하한다. 신장병 환자에게 단백뇨를 예방하기 위해 저염식과 저단백 식이가 필요하다.


고단백 식이 대신에 저단백 식이를 통해 단백뇨를 줄일 수 있으나 소아에서는 성장과 발달을 위해 필요한 단백질을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적절히 섭취한다. 

학생 검진에서 발견되는 단백뇨는 성장기에 나타날 수 있는 일과성이 많지만, 

신장에 질환이 있는 경우와 그 외의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소아청소년 신장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고한다.


박세진 (창원한마음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