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조심하면 ‘착한 암’ 방심하면 ‘무서운 암’

작성일 : 2020-05-25 조회 : 5,874


갑상선암은 국내에서 가장 흔한 여성 암이 됐다. 갑상선암은 착한 암으로 불리는데, 진행속도가 다른 암보다 더딘 것으로 알려져서이다. 갑상선암은 아직도 국내 암종 중 발병률 4위를 차지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은 암이다.


갑상선은 갑상샘·목밑샘이라고도 부르며, 목 한가운데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기관의 하나로 갑상선호르몬을 생산,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혈액으로 보내는 일을 한다. 갑상선호르몬은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로, 인체의 물질대사를 촉진해 모든 기관의 기능을 적절히 조절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몸의 열을 발생케 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심장을 빨리 뛰게 하며 장도 빠르게 움직이게 한다. 특히 산모의 배 속에 있는 태아의 뇌와 뼈의 성장 발달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 산모한테도, 태아한테도 꼭 필요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과 증상= 갑상선에 생긴 혹을 갑상선 결절이라고 하는데, 크게 양성과 악성으로 나뉜다. 이 중 악성 결절들을 갑상선암이라고 하며, 갑상선암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암이 커져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림프절 전이, 원격전이를 일으켜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아직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갑상선암의 위험인자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잘 입증된 것은 방사선 노출이다. 방사선에 노출된 나이가 어릴수록 발병 위험도가 높다. 유전적 요인으로는 가족성 질환이나 증후군이 있으면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한다. 부모에게 갑상선 유두암이나, 여포암이 있을 때 자녀의 갑상선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한다.


갑상선암은 주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여성의 경우 호르몬의 영향과 임신, 출산과 관련돼 갑상선 질환에 쉽게 노출되는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남성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보다 3~4배 정도 많으며 주로 발생하는 연령대는 40~50대지만, 30대 초반에도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암의 무서운 점은 대부분 초기에 특별한 통증이나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초음파 검사를 받거나 우연히 발견된 목의 결절로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목소리의 변화가 있거나 음식물을 삼킬 때 불편함, 잦은 기침, 결절이 단단하거나 갑자기 커진 경우 의심해 볼 수 있다.


한마음창원병원 외과 장종원 교수가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환자를 진료, 설명하고 있다.

◇갑상선 암의 종류= 갑상선암은 기원이 된 세포의 종류나 성숙 정도에 따라 분류한다. 여포세포에서 기원하는 유두암과 여포암, 저분화암 및 미분화암이 있으며 여포세포 외 세포에서 기원하는 암 등이 있다.


우리나라 경우 발생한 갑상선암의 97% 이상이 유두암이 차지하고 있으며, 요오드의 섭취량이 많은 나라에서 더 빈번히 발생한다. 하지만 유두암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예후가 갑상선암 중 좋은 편에 속하지만, 드물게 폐나 뼈 등의 다른 부위로 원격전이를 하는 예가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포암은 유두암 다음으로 많고 40~50대에서 흔히 발생하며 갑상선의 혈관들을 침범하는 때도 있어 림프절로 전이하기보단 혈류를 통해 폐, 뼈, 뇌 등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경우가 많아 유두암보다는 예후가 약간 좋지 않다. 이러한 유두암과 여포암은 분화 갑상선암으로 정상 갑상선 세포의 성징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치료의 반응이 좋아 생존율이 높다.


저분화 갑상선암과 미분화암(역형성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1%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분화상태가 매우 나쁘며 예후 역시 좋지 않은 매우 드문 암이다. 미분화암의 경우 발병시기가 분화암(유두암, 여포암)에 비해 20년 정도 늦지만, 그에 비해 성장 속도는 빠르기 때문에 진단했을 때 이미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으며, 예후 역시 좋지 않고 진단받은 후 수개월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법= 갑상선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최선의 방법은 수술이다. 수술 방법으로는 절개술, 내시경 갑상선절제술 등이 있다.

절개술은 갑상선 좌우 양 엽과 그 사이의 협부 등 조직을 전부 제거하는 전절제술과 암이 침범한 쪽의 엽을 제거하는 엽절제술로 나뉜다. 암이 진행돼 림프절로 전이가 되었거나 전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전이 예방을 위해 갑상선 주위에 있는 경부 림프절을 같이 제거한다. 전의가 의심되는 림프절이 갑상선과 먼 쪽에 위치하는 경우 절개 부위와 수술 범위가 상당히 커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내시경 갑상선절제술은 목 부위에 직접 절개하지 않고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가슴, 겨드랑이) 등으로 최소 절개해 내시경을 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목에 흉터가 남지 않고, 타인에게 노출될 염려가 없는 부위에 작은 흉터가 남기 때문에 미용상으로 큰 장점이 있다. 수술 후 회복 속도 역시 빨라 일상으로 빠른 복귀가 가능하다.

추가적으로 갑상선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중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은 수술 후 눈에 보이는 갑상선암 덩이를 다 절제해도 암세포가 남아 있다가 천천히 자라서 재발할 수 있으므로 이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진행하기도 한다.


◇예방법= 갑상선암은 궁극적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기 때문에 예방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갑상선암을 조심해야 하는 연령대가 20대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0대가 될 때까지 연령에 비례해 증가한다. 또 연령에 관계없이 갑상선에 결절이 발견되면 이후에는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간혹 미역과 같이 요오드가 함유된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갑상선암에 걸린다는 오해가 있으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요오드 섭취는 갑상선 기능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예방 검진을 받는 것이다. 한마음창원병원 외과 장종원 교수는 “유방암과 마찬가지로 갑상선암은 당일 검사 및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며 “확률에 따라 예후가 천차만별인 갑상선암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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