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뼈에 구멍이 ‘송송’ 방치했다간 ‘골골’… 나도 모르게 찾아오는 ‘골다공증’

작성일 : 2022-10-24 조회 : 1,962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흔히 본인이 골다공증인 것 같다며 호소하는 증상은 ‘허리가 가끔 아픈데’, ‘골반이 조금 아픈데’, ‘걸을 때 무릎이 아픈 것 같은데’ 등이다. 그렇지만 골다공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 증상이 있다면 그것은 이미 골다공성 골절이 발생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골다공증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골다공’은 약해진 뼈에 구멍이 송송 보이는 모습을 뜻하며, ‘골다공증’은 뼈의 양이 감소하고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골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우리 몸의 뼈는 평생 파괴와 생성을 반복하는데, 젊은 연령층에서는 골생성량이 골흡수량을 앞서지만, 점차 나이가 들수록 골생성량보다 골흡수량이 증가하면서 골밀도가 낮아지게 된다. 결국,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골다공증이 찾아오는 것이다.



골생성량보다 골흡수량이 증가하는 시기에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50세 이상 골다공증 유병률은 22.4%, 골감소증 유병률은 47.9%로 이는 성인 5명 중 1명이 골다공증 환자이며, 2명 중 1명이 골감소증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남성에서 골다공증 유병률은 여성의 1/5이지만 골감소증은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해 70세 이상 여성은 68.5%가 골다공증 환자로 집계된다. 여성에서는 10세 단위로 연령이 증가할 때마다 골다공증이 2배씩 증가한다고 본다.


골다공증은 주로 손목(여성 10%, 남성 4%), 척추(여성 21%, 남성 7%), 대퇴부(여성 9%, 남성 3%)에 발생하는데 50대에는 주로 손목 골절이 발생하고, 고연령으로 갈수록 고관절 및 척추 골절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


골다공증을 높이는 위험 요인은 뭘까. 먼저 칼슘 및 비타민D가 부족하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술과 담배를 할 경우 1.5배, 저체중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가 높고, 유전력이 있어도 2배가 높다. 그러나 무엇보다 여성들은 특히 폐경 이후 골다공증 발생률이 급증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며, 최근에는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서 연령 또한 중요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6개월 이상의 무월경을 보이는 폐경 전 여성, 골다공증 위험 요인이 있는 폐경 이행기 여성, 폐경 후 여성, 골다공증 위험요인이 있는 70세 미만의 남성, 70세 이상의 남성, 골다공증 골절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골다공증 검사를 추천하며, 영상의학적 검사에서 척추골절이나 골다공증이 의심될 때, 이차성 골다공증이 의심될 때, 골다공증의 약물 요법을 시작할 때, 골다공증 치료를 받거나 중단한 모든 환자의 경과 추적용으로도 검사를 시행한다.


골다공증의 진단은 DXA(척추, 골반) 골밀도 측정, X-ray(척추, 골반) 촬영 등으로 가능하며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으로 골밀도를 측정했을 때 T-값이 -1.0이면 정상, -1.0과 -2.5 사이면 골감소증, -2.5 이하이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한편, 골다공증 진단 후 치료 전에는 반드시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칼슘, 비타민D, 신기능, 간기능, 골표지자, 이차성 골다공증 등의 여부를 확인해 정확한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서다. 이차성 골다공증의 경우, 단순히 골 밀도가 원인이 아닌 내분비대사질환, 영양, 위장관질환, 약물, 결체조직질환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유발된 골다공증이므로 골다공증 치료와 더불어 반드시 이차적 원인에 대한 치료가 병행돼야 골다공증이 좋아질 수 있다. 진단 후 골다공증 치료로는 현재 골흡수 억제제와 골형성 촉진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골흡수 억제제는 뼈가 부서지는 것을 막아주며, 골형성 촉진제는 뼈의 생성을 도와준다. 골다공증의 치료와 예방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약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는 골흡수를 억제시켜 골 손실을 줄이고 골절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입증됐다. 다만, 턱 골괴사증 등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복용하는 일부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골다공증은 대부분 증상이 없다. 따라서 골다공성 골절로 인한 통증이 발생했다면 이미 늦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골다공증 치료의 최종 목표가 골다공성 골절을 예방하는 것인 만큼 애초에 골밀도를 관리해 골다공증의 유발을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칼슘과 비타민D의 섭취, 운동(체중 부하, 근력), 금연, 과도한 음주를 절제해야 한다.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적절한 칼슘과 비타민D 섭취 유지는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일 평균 칼슘 섭취량은 500㎎ 미만이고, 60세 이상에서는 400㎎ 이하로 알려져 있다. 골다공증의 치료를 위한 일일 섭취 권장량은 800~1000㎎이며 가능하면 권장량 이상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때 음식으로 400~500㎎을 섭취하고, 칼슘 보충제로 나머지 400㎎을 섭취하거나 고칼슘 우유 한잔이나 치즈 1장으로 400㎎을 섭취할 수 있다. 칼슘 흡수를 높이기 위해 비타민D를 함께 섭취하면 좋다. 비타민D 일일 권장 섭취량은 800~1000IU다.


운동은 체중이 실리는 체중부하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 그리고 중력에 저항하는 운동이 좋다. 체중부하 운동의 경우 1주일에 5일 이상, 하루 총 30분 이상 줄넘기, 계단 오르기, 테니스, 조깅, 에어로빅 등이 좋다. 근력강화 및 중력에 저항하는 운동으로는 1주일에 2~3회, 발끝으로 서기, 아령 들어 올리기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 간단한 요가와 같은 균형 운동을 매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치료는 최근 10년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현재 치료 옵션 또한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각 개인의 골밀도, 연령, 및 동반 질환 등을 고려한 최적의 치료가 필요하다. 골다공증 치료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치료 받고 검사해야 하는 질환으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할 것을 추천한다.


김병희 기자 kimbh@knnews.co.kr


도움말= 창원한마음병원 내분비대사내과 박성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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