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췌장암

작성일 : 2022-11-18 조회 : 3,352

췌장이란 어떤 장기인가요?

췌장은 십이지장으로 소화효소를 분비하여 소장에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흡수를 돕고 혈액 내로 인슐린, 글루카곤 호르몬을 분비하여 혈당을 조절하는 장기입니다. 췌장의 크기는 손바닥만 하며 납작하게 생겼습니다. 이전에는 ‘이자(胰子)’라고도 불리었습니다. 췌장은 우리 몸에서 상당히 뒤쪽(척추뼈앞) 후복막에 있고 앞으로는 위장이 지나갑니다. 복부 초음파 검사로 췌장을 보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췌장암은 어떤 질환인가요?

국내 암 발생 빈도 전체 8위를 차지할 만큼 매년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50대 이후에 급격히 증가하며 60대와 7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췌장암은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율이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주요 암중에서 가장 낮고, 진단 후 1년 내 사망률은 소화기암 중에서 가장 높은 무서운 질환입니다. 조기 진단과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데, 환자 10명 중 2명만이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합니다. 수술을 받아도 거의 반수에서 종양이 재발합니다. 항암주사나 방사선치료, 면역 요법, 표적치료제 등이 췌장암에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췌장암의 예후가 매우 나쁜 이유는 늦게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복부 불쾌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변비, 설사, 가벼운 명치부위 통증 등 증상이 매우 애매해서 기능성 위장 장애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과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초기 췌장암 환자, 즉 진단이 제대로 되었으면 수술로 완치되었을 환자들이 위내시경 검사,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고 위염, 장염 진단 하에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몇 달을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누구나 경각심을 가질 법한 황달, 체중감소, 심한 복통은 대부분의 경우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누가 췌장암 검사(CT나 MRI)를 받아야 하나요?

췌장암이 수술로서 완치되려면 크기가 작아서 종양이 췌장 내에 국한되어 있고 주변 임파선이나 혈관에 퍼지지 않아야 합니다. 췌장암의 경우 종양이 빨리 자라고 주변 혈관으로 암세포가 잘 침투해서 초기 증상이 나타난 지 2~3개월 만에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비록 막연한 위장 증상이라고 해도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약물치료에 호전되지 않을 때는 췌장암 검사를 받아야 수술이 가능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년 이상 연령에서 아래 항목 중 해당 사항이 있으면 복부 CT나 MRI 검사를 추천합니다.


췌장암 검사를 권고하는 6가지 경우

• 소화불량, 식욕부진, 복부 불쾌감, 배변습관 변화 등의 위장 증상이 한달 이상 지속되거나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을 때

• 50세 이후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았거나   원래 있던 당뇨병이 이유 없이 혈당조절이 잘 안될 때

• 췌장에 물혹(낭종)이 있을 때

• 만성췌장염 환자, 유전성 췌장염 환자, 원인을 알 수 없는 췌장염 환자

•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을 때

• 혈액 검사상 CA19-9(종양표지자)가 증가했을 때


췌장암 명의로서 조언을 덧붙이자면?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내 증상이 췌장암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한 번쯤은 의심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의사는 췌장암 환자가 초기에 막연한 위장 증세로 병원을 방문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길은 첫 진찰에서 췌장암을 의심하여 췌장 정밀검사(복부 CT나 MRI)를 시행하기까지의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