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암 환자 방사선치료 어디로] 암 방사선치료 서울은 다르다? 지방도 똑같다!

작성일 : 2023-08-07 조회 : 1,981
방사선 치료기인 스웨덴 Elekta사의 Versa HD. 

방사선치료는 국소부위 치료로,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만 방사선을 조사한다. 위 이미지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계획 도면이다. 왼쪽 유방에 발생한 암을 치료하기 위한 계획으로 정상 장기인 심장과 폐에는 방사선이 조사되지 않고 치료해야 하는 왼쪽 유방에 방사선이 집중해서 들어가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암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고, 고령의 암 환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암 진단을 받게 되면 두려운 마음에 큰 병원,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마음이 앞선다. 가족과 지인들의 정보 그리고 인터넷 정보를 모집해 그 분야 최고의 의사를 찾아 KTX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간다. 오랜 시간 대기해 담당 주치의를 만나고 타지에서 몇 달간의 치료를 받는 수고로움도 감내한다. 그런데 정말 암 환자분들이 방사선치료를 받기 위해서 서울로 가야 할까.


방사선치료는 국소부위 치료로,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만 방사선을 조사한다. 위 이미지는 세기조절 방사선치료 계획 도면이다. 왼쪽 유방에 발생한 암을 치료하기 위한 계획으로 정상 장기인 심장과 폐에는 방사선이 조사되지 않고 치료해야 하는 왼쪽 유방에 방사선이 집중해서 들어가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방사선치료의 원리를 알아보자. 방사선치료는 컴퓨터가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를 제안해 준다. 항암제 처방에도 약제의 종류, 용량이 표준화돼 있듯이 방사선치료도 대부분의 암종에서 치료 용량과 치료범위 등이 표준화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방사선치료 계획 단계와 실제 치료 단계에서 영상으로 치료 위치를 맞추는 영상유도방사선치료(IGRT), 치료부위의 세기를 조절하여 입체적으로 치료하는 세기조절방사선치료(IMRT), 체부 종양에 고선량의 방사선으로 치료하는 정위방사선치료(SBRT) 등이 있는데, 이러한 최첨단 방사선치료기술은 국내 대부분 방사선종양학과에서 재현할 수 있다.

또한 방사선치료 장비에는 Elekta의 Versa HD, Varian의 TrueBeam, Tomotherpy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런 장비들이 기능상에 큰 차이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자제품 회사에서 나오는 냉장고가 이름이 다양하지만 냉장고의 기능에 큰 차이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X-선을 이용한 방사선치료는 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의 범위가 크게 다르지 않다. 즉, 지방 소재 병원의 방사선치료 장비의 컴퓨터 프로그램과 서울 소재 병원의 방사선치료장비 프로그램을 마치 1990년대 컴퓨터 프로그램 도스(DOS)와 2000년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를 비교하듯, 구별하지 않아도 좋다. 더 쉬운 예로, 1990년대에는 컴퓨터를 사러 지방에서 용산전자상가로 갔지만, 지금 컴퓨터와 휴대폰을 사러 지방에서 용산전자상가로 가지 않는 것과 같은 논리다. 서울이든 지방이든 컴퓨터 기술의 차이가 없듯 서울 소재 병원의 방사선치료기 프로그램이 더 뛰어나다는 편견은 갖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환자분이 수도권 원정 진료를 감행하는 것이 현실이다.


창원한마음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미주 교수는 “한마음으로 오기 전,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11년을 근무하며 지방에서 올라오는 많은 암 환자분들을 봤다. 하루 10분 정도 소요되는 방사선 치료를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6~7주까지 매일 받아야 하는데 연고지가 지방이다 보니 매일 KTX를 타고 오는 분도 계시고, 병원 근처에 숙소를 마련하고 오는 분들도 계셨다. 환자들이 모두 서울로 몰리다 보니 정규 근무 시간에 방사선치료를 받기 힘든 경우가 많아 밤늦은 시간까지 외래에서 대기하다가 치료받기도 한다. 방사선치료는 표준치료이기 때문에 집 근처 대학병원에서 편안하게 치료받으실 수 있도록 권고했다”라고 전한다. 암 치료 자체보다 진료 대기하며 소모되는 체력과 경제적 비용이 더 큰 것이 환자에게는 큰 부담으로 돌아오기에 집 근처 소재 병원에서 안정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위 방사선치료 계획 도면은 창원한마음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실제 치료 환자의 사례다. 지난 2년간 치료한 유방암 환자의 치료 성적을 분석한 논문으로, SCIE 국제학술지 Oncology Letters에 2023년 6월에 게재되었다. 영상유도방사선치료, 세기조절방사선치료로 유방암 환자를 치료하여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전국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암환자 치료 가이드 라인대로 표준 치료를 잘하는지에 관한 병원 적정성 평가를 시행한다. 창원한마음병원은 위암, 대장암, 유방암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암의 진단에서 치료까지 최고 수준의 의료환경을 갖추고 환자 중심의 맞춤형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상유도방사선치료, 세기조절방사선치료, 정위방사선치료, 방사선수술이 모두 가능한 하이엔드테크닉 방사선치료 장비인 Elekta의 Versa HD로 안전하고 정확한 방사선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첨단 치료장비가 도입돼 방사선치료를 받으러 상경하는 불편함을 감수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집 근처 대학병원에서 알맞은 치료를 통해 편안하고 안정적인 치료를 우선하는 것이 환자의 쾌유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도움말= 정미주 창원한마음병원 방사선종약학과 과장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