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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간·담도·췌장 ‘명의’ 김명환 창원한마음병원 교수

작성일 : 2022-12-01 조회 : 5,034

창원한마음병원 간·담도·췌장센터 김명환 교수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췌장 명의’다. 한국 의사로서 유일하게 급성 췌장염의 국제 치료 기준 제정에 참여했으며, 영문으로 된 임상논문을 250편 이상 발표해 한국 임상 수준을 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하버드대학병원을 비롯한 미국, 유럽, 일본학회 등에서의 초청 강의로 국내 담도·췌장 진료 수준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서울아산병원에서 30여년 근무했으며, 지난 8월 창원한마음병원으로 이적해 간·담도·췌장센터를 제자 황준성 교수와 함께 이끌고 있다.
‘췌장 명의’로 손꼽히는 창원한마음병원 간·담도·췌장센터 김명환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췌장 명의’로 손꼽히는 창원한마음병원 간·담도·췌장센터 김명환 교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러 개 갖고 있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궁금하다.
△1989년 서울아산병원 주니어 스태프로 근무를 시작해 30여년을 재직했다. 의사로서 ‘정확한 진단과 최고의 의술’을 제공하는 것을 일평생 목표로 삼았다. 처음 세계췌장학회에 참석했을 때 ‘한국’의 존재감이 없었다. 한국의 임상 수준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영문으로 된 임상논문을 250편 이상 발표했고, 국내 임상의사로서는 유일하게 세계췌장학회 평의원이자 학술자문위원(전 세계 30명)으로 활동했다. SCI 등재 영문잡지 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의 총편집인(editor-in- chief)을 지냈고 미국, 유럽, 일본 췌장학회에 초청돼 특강을 했다. 2008년 임상의에게 수여하는 노벨상격 의학상인 ‘분쉬의학상’을 소화기내과 의사로서 유일하게 수상했다. 자가면역 췌장염 진단에 관한 ‘Kim criteria’를 미국 췌장학회지에 발표했고, 점액성 췌장낭종(IPMN) 관한 국내 첫 증례 발표와 개념 확립에 이어 췌석에 대한 체외충격파 쇄석술(ESWL)을 국내 처음으로 시도했다.
 

-한평생 연구와 임상에 매진해오면서 수많은 업적을 이뤘다. 수도권 병원이 아닌 창원 소재 병원을 선택한 이유는?
△서울아산병원에서 30여 년 근무하고 자문교수로서 활동해오던 차에 창원 지역에 1008병상 규모의 병원이 확장 이전 개원하면서 이적하게 됐다. 수도권으로 환자들이 몰리는 의료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더욱이 창원한마음병원이 추구하는 인술보국(仁術報國)의 나눔과 봉사 정신이 와닿았다. 머무는 곳이 어디이든 나의 목표는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정확한 진단과 최고의 의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모든 환자는 최고의 의료를 제공받기를 원한다.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이등(二等) 진료’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췌장이라는 장기는 두세 달만 진단이 늦어져도 수술 불가능 상태에 이른다.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의사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부산·울산·경남은 물론 대구·경북, 전라도에서도 환자들이 찾는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오전에 약 70명의 환자를 봤다. 한정된 진료시간 때문에 진단 외에는 자세한 설명을 더 하지 못했다. 지금은 정확한 진단은 물론 질병에 관해 더욱 상세히 설명을 해줄 수 있다. 서울로 원정 진료를 가는 이유는 그곳에서 최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도 의료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 경남도민들이 더 이상 서울에 가지 않아도 집 근처에서 최상의 진료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하겠다.
 

-다른 어떤 질환보다 췌장암은 ‘초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국내 췌장암 환자 수가 증가 추세다. 췌장암은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율이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주요 암중에서 가장 낮고, 진단 후 1년 내 사망률은 소화기암 중에서 가장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췌장암의 예후가 매우 나쁜 이유는 늦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복부 불쾌감, 식욕 부진, 소화불량, 변비, 설사, 가벼운 명치부위 통증 등 증상이 매우 애매해서 기능성 위장 장애나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과 구별이 쉽지 않다. 실제로 초기 췌장암 환자, 즉 진단이 제대로 되었으면 수술로 완치되었을 환자들이 위내시경 검사, 복부초음파 검사를 받고 위염, 장염 진단 하에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몇 달을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누구나 경각심을 가질 법한 황달, 체중 감소, 심한 복통은 대부분의 경우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조기 진단과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췌장암 검사를 권고하는 경우는.
△중년 이후 소화불량, 식욕 부진, 복부 불쾌감, 배변습관 변화 등의 위장 증상이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약물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을 때, 50세 이후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았거나 원래 있던 당뇨병이 이유 없이 혈당조절이 잘 안될 때, 췌장에 물혹(낭종)이 있을 때, 만성췌장염 환자, 유전성 췌장염 환자, 원인을 알 수 없는 췌장염 환자일 때,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을 때, 혈액 검사상 CA19-9(종양표지자)가 증가했을 때 췌장암 검사를 권고한다. 췌장암의 경우 종양이 빨리 자라고 주변 혈관으로 암세포가 잘 침투해서 초기 증상이 나타난 지 2~3개월 만에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중년 이후에는 비록 막연한 위장 증상이라고 해도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약물치료에 호전되지 않을 때는 췌장암 검사를 받아야 수술이 가능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기억에 남는 진단 사례를 소개해달라.
△최근 진단한 증례 중 타 병원에서 ‘췌장 물혹을 단순히 제거하려다 본원에서 물혹과 동반한 초기 암을 발견하고 치료한 환자’, ‘췌장암으로 의심되어 치료를 계획했다가 본원에서 자가면역성 췌장염으로 진단하여 약물 치료로 호전된 환자’ 등 정확한 진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들이 있다. 만약 초기 췌장암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얼마 안 가서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자가면역성 췌장염을 췌장암으로 오진해 수술했다면 당뇨 등 합병증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자가면역성 췌장염’의 경우 진단이 쉽지 않다. 다만, 정확히 진단한다면 수술이 아닌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호전이 가능해서 더욱이 진단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췌장·담도 명의로서 정확한 진단과 최고의 의술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것이야말로 의사에게 가장 필요한 직업윤리라고 생각한다.
-췌장·담도 명의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수많은 췌장 및 담도 질환 증례를 진단하고 치료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의술이 가장 원숙한 상태다. 그간 축적한 노하우와 본원에서 갖춘 SpyGlass® 등 최신 의료기기 도입으로 정확한 진단과 더불어 최상의 진료 제공에 힘쓸 계획이다. 함께 간·담도·췌장센터를 이끄는 황준성 교수에게도 특별히 고마움을 전한다. 황 교수가 명의로서 성장하고 있어 뿌듯하며 최고의 팀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울·경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진단이 어려운 증례나 협진이 필요한 부분에 적극 도움을 줘 지역의 췌장·담도질환 극복에 힘을 보태고 싶다.
 

☞ 김명환 교수는
△1992년 점액성 췌장낭종(IPMN) 관한 국내 첫 증례 발표 및 개념 확립 △2002년 자가면역성 췌장염(AIP) 관한 국내 첫 증례 발표 및 개념 확립 △2008년 제18회 분쉬의학상 수상(소화기분야 유일) △2009년 서울아산병원 소화기센터 소장 △2010년 SCI 등재 영문잡지 World Journal of Gastroente
rology 총편집인 △2011년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 △2012년 대한췌장담도학회 이사장 △2016년 세계췌장학회 평의원 및 학술자문위원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