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충식 창원한마음병원 이사장… 소형차 타고, 겨울 난방비 아껴
교통사고 유자녀 기금 12억 마련, 7년간 저소득층 교복비도 지원
“제 인생의 가치는 ‘같이’하는 데 있어요. 같이 가면 행복이 두 배가 됩니다. 나눔은 비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하다 보면 오히려 채우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돼요.”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 하충식(61) 이사장은 지난 10일 모교인 경남 진주고를 찾아 장학금 3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후배들이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훌륭한 인재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당부도 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장학금과 수학여행비 등으로 2억원을 내놓은 데 이어 후배들을 위해 또 지갑을 열었다.
올해 하 이사장은 경남 지역 초·중·고 학생들을 위해 총 12억4000만원의 기금을 꾸려 장학금을 주고, 교통사고 유자녀를 지원하는 사업도 벌인다. 하 이사장은 지난 28년간 지역 곳곳에 사회 공헌 활동으로만 130억원을 넘게 썼다.
하 이사장은 ‘자린고비 병원장’으로 유명하다. 10년 넘게 국산 ‘아반떼’ 차량을 몰고 다닌다. 이전에는 15년간 소형차 ‘엑센트’를 탔다. 집무실 한쪽에 있는 책상은 20년째 사용하고 있다. “보여주기식 아니냐”며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는 “20년 가까이 이렇게 사니까 지금은 그런 말들은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병원 창문에 에어 포켓(일명 뽁뽁이)을 붙여 난방비 1000만원을 절약했다. 그 돈에다 사재를 보태 저소득층 학생 교복 구입비를 지원했다. 2012년부터 7년간 매년 2억원씩 전달했다. 지금까지 1만1000여명이 도움을 받았다. 그는 “경주 최 부자 같은 사람이 되는 게 꿈”이라며 “절제하고 베풀고 나눌 줄 아는 삶을 살면 그 이상의 결실이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이 사회 공헌 활동에 눈을 뜨게 된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그의 아버지와 집안 어른들은 경남 함양에서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47년 전부터 시작한 필봉장학재단이다. 그의 어머니는 “누구라도 사람을 괄시하면 안 된다”며 낮은 자세를 가르쳤다고 한다.
하 이사장은 특히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부모의 고통이 아이들에게 이어지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며 “제 손길이 가장 간절한 사람이 누군가 생각했을 때 아이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하 이사장은 “100여년 전 선교 의사들 도움으로 세브란스 병원이 탄생했듯이, 의료 환경이 열악한 해외에 병원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며 “저 혼자가 아닌 직원들과 함께하는 꿈이라서 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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